미국 캘리포니아주 남쪽에 있는 사우전드오크스에 위치하고 있는 암젠은 초기의 바이오 벤처인 제넨텍, 시터스, 바이오젠 보다는 늦게 1980년에 설립됐다. 출범당시 인원은 7명뿐이었고, 83년 기업공개(IPO)를 할 때까지 팔고 있는 제품 및 수익이 없었다.
지난 2004년 기준으로 암젠은 매출 약 10조원에 연구개발비로 약 2조원을 투자하고도 세후 순이익이 약 3조원이 되는 초우량 기업이 됐다. 전체 인원 1만4000여명중에서 절반 이상이 연구개발 인력이다. 2월의 시가총액은 약 92조원이다. 국내 최고의 기업인 삼성전자의 주가수익비율(PER)가 10배정도인데 비하여 암젠은 무려 27배다.
무엇이 암젠을 이토록 고성장 하도록 했을까.
안되네 신화암젠의신화첫째, 신약의 물질특허다. 암젠의 주력품목은 두 가지. 에포젠(Epogen)으로 알려진 빈혈치료제와 뉴포젠(Neupogen)으로 알려진 항암보조치료제이다. 바로 신약의 위력이다. 신약은 현재 특허출원 후 20년간 특허로 보호된다. 특허출원 후 상품화 전까지 5년간의 개발기간을 고려해 다시 개발기간만큼 연장해주어, 사실상 25년간 독점권을 가지고 제품을 판매하는 셈이다.
둘째, 지속적인 연구개발(R&D)의 위력이다. 1980년에 설립된 암젠이 첫 제품(Epogen)을 판매한 것은 회사 설립 후 10년이 지난 1989년이다. 무려 10년간을 줄기차게 연구개발에 매진했다. 암젠은 지금도 매출의 20% 이상을 연구개발에 매년 투자하고 있다. 사실 암젠의 신약 연구비는 국내의 정부와 민간을 포함한 바이오 분야 연구비보다 많다. 암젠은 신약이 가져다 주는 경제적 부가가치를 알기에 신약 연구개발에 끊임없이 투자하고 있다.
셋째, 수익성과 성장성. 암젠의 제조원가율은 약 15% 정도이다. 고부가가치의 신약이기 때문이다. 암젠은 10년 넘게 매년 평균 10%를 넘게 성장했다. 지속적인 성장을 한 것이다. 물론 이 배경에는 세계적인 물질특허를 획득하기 위한 끊임없는 연구개발이 있었다.
넷째, 전문경영인 체제를 들 수 있다. 암젠의 3대 회장인 쉐러 케빈(Sharer, Kevin)은 92년부터 암젠의 이사회 이사로 있으면서 2000년에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이 됐다. 하지만 그는 GE 출신이다. 그리고 정보통신회사인 MCI의 사장으로 있었다. 그야말로 전문경영인인 것이다. 이제 암젠은 창업자의 회사가 아니라 주주들의 회사가 되어 투명하게 경영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세계 최고의 바이오 기업인 암젠의 이면에는 10년간 제품개발을 위한 피와 땀이 있고, 제품 없는 회사를 10년간 믿고 지원해준 기관투자가와 주주들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주주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전문경영인 체제를 갖추고 R&D에 집중하고 있는 경영진들이 있었다.
한국의 바이오 산업이 반도체 산업처럼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세계적인 기업을 배출하려면 자본투자가들 및 코스닥 시장이 미래를 지배할 산업인 바이오산업을 이해하고 과감하고 지속적인 투자를 할 수 있어야 한다. 또 경영진은 세계적인 블록버스터 상품을 위한 연구개발에 전력을 다해야 하며, 주주가치를 중시하는 벤처인들의 노력도 필요하다. 현재의 바이오 벤처기업들이 한국의 암젠이 될 장래를 생각하며 오늘도 묵묵히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연구진들에게 희망을 가질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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